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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 없이 시작한 IT 기업 맑음이 벌써 만 14년이 지나 이제 15년을 달려가는 기업이 되었다. 이 긴 시간의 터널 속을 달리는 동안 약간은 숙성된듯하기에 15년의 순간을 힘겹게 지나고 있는 지금의 복잡한 심경을 솔직하게 말해 보려고 한다. 웹에이전시가 뭔지도 모르던 시절인 2001년 3월 8일 막연한 기대로 맨땅에 헤딩해 보겠다는 용기로 과감하게 창업했다. 하지만 그때에는 청춘을 모두 바쳐야 하고 지속적으로 가족들에게 소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못 한 채 달콤한 성공만을 상상하며 칼을 빼 들었던 거 같다. 곧 그칠 줄 알았던 맨땅에 헤딩은 지금까지 15년째 하고 있다는 사실도 정말 신기하다. 사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소중한 맑음 가족들의 생계와 기업의 생존을 위해 치열하고 힘겹게 보낸 후 간신히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는 그런 순간이다. 기업의 인지도는 전보다 향상 되었으나 아직도 15년 전부터 상상해오고 성공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아마 내가 쓴 이 글을 가까운 미래에 다시 보게 될 때는 웃으며 이런 때도 있었구나 나 자신에게 ‘오랫동안 참 잘 참았다.’, ‘대견하다’라는 말을 해 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익스트림의 세계로 스스로 뛰어들다.
청소년기부터 막연하게 사업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거 같다. 대학 졸업 후 3년 간의 연구원 생활을 마감하며 얼마 안 되는 퇴직금으로 앞으로 비전이 있다고 확신한 인터넷 시장에 과감하게 뛰어든 것이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첫 직장에서 퇴직 후 사업 준비 기간에 와이프가 지어 준 맑음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사업자 등록을 하여 지금은 서울시에서 유일한 (주)맑음이라는 멋진 법인명을 가진 IT 기업이 되었다. 하지만 사업은 고객을 만들 수 있는 전략과 기술력을 가지고 시작해야 하나 IT버블이 심하던 당시에는 무조건 창업을 하면 뭔가 되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가 더 컸던 것이 사실이다. 결국, 시장을 찾지도 만들지도 못한 채 고전에 고전을 거듭하며 조금씩 세상에 적응하게 되어 지금의 맑음이 된 것이다. 사업은 나의 욕심을 채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시대가 필요로 하는 고난도 미션을 수행했을 때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익스트림 스포츠와 같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나의 뼈가 부러져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열정과 나의 목숨을 걸고도 절벽에서 뛰어내릴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익스트림 스포츠와 너무나도 닮았다고 생각한다. 긍정의 끈을 끝까지 놓지 않고 지금까지의 경험과 고민을 바탕으로 멋지게 점프하여 세상이 요구한 미션을 달성하려 한다. 지구가 내일 멸망한다 해도 나는 오늘 희망의 나무를 심겠다.
황금기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2000년대 초반 인터넷 시장이 열리던 그때 회사의 기본 조직을 만들 정도의 자본만 있었다면 멋진 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때였으나 사업 초기 좁은 시야로 그런 황금 시기를 인지하지도 잡을 수 있는 능력도 없었다는 것이 매우 아쉬울 따름입니다. 지금은 PC를 중심으로 하던 시대를 넘어 모바일과 사물 인터넷이 주목받는 시공을 초월한 시대로 본격적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 또한 새로운 기회이기는 하나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곳으로 해야 하는 점프에는 많은 두려움과 노력이 따르기에 빠른 변화에 도전하기란 쉽지 않다. 무리한 시도와 오버 페이스로 결승선에 도착 못 하는 상황을 빈번하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웹에이전시들은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 참으로 다양한 도전을 하고 있다. 비록 현실이 고통스럽고 늘 시장 경기가 최악이라 해도 생존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고 있다. 맑음 역시 새로운 기회의 흐름을 타기 위해 수년 전부터 플랫폼 비즈니스를 조용히 개발하는 중이다. 15년 전에 상상한 그런 기업이 되기 위해서 말이다.
좋은 회사는 사람이 만든다.
기업의 발전과 풍요는 사람한테서 온다. 기업에 좋은 사람이 합류하면 무한한 기회와 가능성이 열린다. 중소기업은 자본력과 기업의 지명도가 부족하여서 실력과 경험을 겸비한 인재를 유치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대부분 중소기업이 그렇겠지만 새로운 인력을 배양하고 성장을 시키려 하지만 그 노력을 더 큰 포식자가 고스란히 가져가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되고 있다. 좋은 기업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경력자, 실력자가 아니라 일하기 원하는 사람이다. 기회를 주어도 수동적인 사람에게는 기업의 미래를 걸 수 없다. 수동적인 사람은 자신의 불행을 기업의 탓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린다. 기업의 매출과 규모를 떠나 능동적인 사람이 많은 회사가 결국 좋은 회사이다. 맑음에도 능동과 긍정의 에너지가 꿈틀대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이제 정말 좋은 회사가 되는 것이다.
기업 문화의 중요성을 이해하다.
기업을 해보니 기업에 문화가 없으면 작은 세상 속에서도 큰 혼란이 생긴다는 것을 몸으로 체득했다. 이전 경험한 짧은 직장 생활에서 수직적인 명령이 만연하고 개인이 희생되는 기업문화를 경험해 보았기 때문에 우리 맑음에서는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존중해 주는 문화를 만들고 싶은 욕심으로 지금도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일부는 이해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이 자신이 지배당하는 문화 속에서 살고 싶어하는 경향도 있다는 것이 아쉽다. 기업 문화는 기업의 정체성을 대변한다. 좋은 기업은 기업만의 문화가 있어야 하며 이는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수많은 혼돈과 전쟁을 통해 만들어진 사회이다. 자연스럽게 이상적인 환경이 만들어질 수 없다는 의미이다. 올바른 기업의 가치관이 정립될 때 기업의 문화가 제대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맑음의 기업문화는 소통과 나눔의 철학을 바탕으로 수평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조금씩 모순을 보완하며 맑음만의 문화로 자리를 잡고 있다.
변화로 미래를 꿈꾸다.
웹사이트를 만드는 기업에서 세상의 흐름을 타려고 노력하고 있다. 웹에이전시의 역할이 점차 줄어들고 시장이 축소되기에 뭔가 세상의 흐름에 맞는 변화가 있지 않으면 고사할 것이 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맑음은 플랫폼 비즈니스를 2년이 넘게 개발해 왔으나 자본의 한계 등으로 지금은 아쉽게도 서행을 하고 있다. 조금 더 늦어지겠지만, 반드시 완성하여 노력에 대한 큰 보상을 꿈꾸고 있다. 변화의 메시지는 선인들의 메시지에서 지속해서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당연한 메시지이다. 나이가 들수록 현재가 어려울수록 적극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지금의 이 순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은 그 누구도 할 수 없다. 변화는 세상의 몇 안 되는 소중한 진리이다. 변화하자 더 높고 수준 높은 방향으로 말이다.
발전하는 미완성의 조직에 기대를 걸다.
다행히 매년 느끼는 것이지만 전보다는 좋은 조직으로 조금씩 업그레이드가 되어 가고 있다. 비록 경험이 다소 부족한 사람들이 맑음의 울타리에서 만나 조금씩 발전하고 개선되는 모습이 보인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고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히 인적인 면에서는 작년보다 지금이 더욱 발전되었다. 이는 더 많은 잠재력을 만들어 긍정의 방향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말한다. 발전하는 기업은 조직 또한 발전하고 퇴보하는 기업은 전보다 못한 조직이 구성될 것이다. 조직 운영의 미묘한 방법은 많은 실패와 고통을 극복해야 가능한 거 같다. 작은 세상에서 발생하는 정치와 나르시시즘을 가진 사람들의 폐해를 슬기롭게 극복해야만 가능한 것으로 생각한다. 조직은 전체를 위한 것이며 중심이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프로세스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회사의 업무는 그냥 이뤄지지 않는다. 아마 많은 회사가 구성원의 실력으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을 것이다. 맑음도 그랬고 구성원의 자질에 따라 많은 것이 변하고 흔들려 왔다.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들은 하나같이 자신들만의 업무 프로세스를 정확하게 가지고 있으며 그러기에 구성원들의 잠재력을 기업의 발전 방향에 맞게 발휘할 수 있도록 한다. 맑음 또한 미완성의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기에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 작거나 경험이 많지 않은 기업이 잘되는 경우도 가끔 볼 수 있는데 이는 분명 그들만의 업무 프로세스가 명확하게 있는 경우이다. 스스로 잘할 것이라는 확신은 나 자신이 모든 것을 하는 일인 기업일 때만 가능하다. 사람이 늘수록 업무가 세분화 될수록 정화한 프로세스가 없다면 그만큼 고통의 수업료를 내야 할 것이다.
전보다 세상을 넓게 볼 수 있다.
세상과 시장을 보는 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난 이런 시야를 업계의 대표들이 참여하는 한국웹에이전시협회, 한국디지털기업협회 활동에서 주로 배웠다. 지금도 나보다 많은 경험, 새로운 경험을 한 분들에게 돈으로 살 수 없는 소중한 지혜를 배우고 있다. 나머지 내게 부족한 부분은 책이 친절하게 가르쳐 주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시작한 독서클럽 활동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며 행복을 느끼고 있다. 특히 인문학 관련 책에서 많은 지혜를 발견하여 기뻐했으며 나의 삶의 방향과 기업을 이끌어 가는 테크닉도 얻게 되었다. 사업가에게 책은 최고의 기쁨을 주고 가장 강한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필자보다 경험이 많고 극한의 어려움을 극복한 훌륭한 분들도 수없이 많고 주옥같은 메시지를 전해 주고 계시지만 때로는 주연이 아닌 조연의 이야기도 도움이 되기에 미력하지만, 필자의 생각 몇 가지를 이야기해 보았다. 아마 IT 기업 및 웹에이전시를 운영하고 있거나 벤처기업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분이라면 대부분 동감하는 내용일 것이다. 대한민국의 소기업의 현실은 매우 어렵고 시장이 척박하기에 함께 경험을 공유하여 선배들의 안 좋은 경험을 하지 않고 더 발전적인 미래를 만드는 데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파이를 만들고 이익을 창출하여 국가와 인류를 위해 봉사하는 멋진 기업이 탄생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마무리한다. 끝으로 부족한 필자와 함께 맑음에 청춘과 인생을 걸어온 소중한 남재규 이사님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2015년 4월 3일
(주)맑음
오창록 대표이사